별과 성단의 나이
게자리 Cancri 40은 우리에게서 630 광년 떨어진 별이다.
이 별은 이른바 '청색 낙오성 blue straggler'이다.
이런 기묘한 천체는 오랜 세월 천문학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원래는 이 별이 이런 상태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53년 미국의 천문학자 앨런 샌디지 Allan Sandage 는 구상성단 M3을 관측했다.
구상성단에 속한 천체들은 같은 가스 구름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생성된 것들이다. 생일이 같은 것이다.
그러나 발전 과정은 서로 다르다. 질량이 큰 별은 온도가 더 높고, 내부의 핵융합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질량이 작은 작은 별들보다 수명이 더 짧다.
구상성단을 관측하면 많은 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한껏 부풀어 올라 적색거성이 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그보다 질량이 더 작은 별들은 평범한 모습이다.
오래된 성단일수록 많은 적색거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성단에서 적색거성의 수와 평범하게 빛을 발하는 별의 수를 비교하면, 성단의 나이를 꽤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그 별이 젊음을 간직한 이유
그러나 샌디지는 연구하던 도중에 몇몇 이상한 별들을 보았다.
그들은 밝고 파르스름한 빛을 내고 있었다.
이것은 그 별이 고온이고, 질량이 아주 크다는 표시였다.
그런데 이 성단에서 이런 파르스름한 별들과 질량이 비슷한 다른 별들은 이미 오래전에 적색거성이 되어 있었다.
모든 별이 같은 시기에 태어났기에 이런 파란 별들은 존재할 수 없을 텐데 어떻게 된 것일까?
파란 별로 남아 있기에는 나이가 많은 별들이 샌디지에게 자신의 젊은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다.
이런 별들의 회춘 비결은 시간이 흐르며 밝혀졌다.
상당히 급진적인 요법이었다.
별 중심부에 핵융합의 연료인 수소가 바닥나면 별은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더 오래 살고 싶으면 융합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들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서로 아주 가까이 위치하는 쌍성의 경우 쉽게 연료를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
쌍성 중 하나가 일찌감치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고, 다른 별이 충분히 가까이에 있는 경우, 부풀어 오르며 죽어가는 별의 물질이 동반성에 흘러들게 된다.
그러면 물질을 공급받은 별은 그 시점부터 더 밝게 빛나고, 더 온도가 높아져서, '청색 낙오성'으로서 두 번째 생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게자리 40 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젊어진 것이 아니다.
여기서는 그보다 더 강력한 회춘 요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자리 40은 다른 별과 충돌했던 것 같다.
이 충돌에서 질량이 작은 두 별이 합쳐져 하나의 큰 별로 태어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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