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가족과 함께 태어난다.
우리의 태양은 형제들이 많고, 그들은 은하수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리고 현재 태양의 형제로 추정하고 있는 별이 하나 있는데, 바로 HD 162826이다.
이 별은 지구에서 약 110광년 떨어져 있으며, 약한 빛을 발해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천문학자 바단 애디베키언 Vardan Adibekyan 은 2014년에 약 1만 7000여 개의 별 목록에서 이 별이 태양의 유력한 형제 별임을 확인했다.
별은 혼자 태어나지 않는다.
별이 만들어지는 방대한 가스 구름에는 수백, 수천 개의 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물질이 있다.
그리고 그런 구름이 맨 처음 중력으로 말미암아 수축할 때, 단 하나의 고립된 천체만 남지 않는다.
수축은 여러 군데에서 거의 동시에 진행되고, 결국 별 가족이 생겨난다.
이런 별들은 같은 지역에서 탄생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서로 다른 속도를 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함께 움직이지만, 곧 은하 전체로 흩어진다. 우리의 태양은 45억 살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형제를 찾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태양의 형제를 찾아라
천문학 용어로 '솔라시블링 solar sibling'이라 불리는 태양의 형제별 찾기 작업에서는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첫째, 태양의 형제 별은 태양과 나이가 같아야 한다.
물론 이것은 우선적인 참고 사항일 따름이다.
연대 측정은 결코 정확할 수가 없으며, 한편으로 두 별의 연대가 우연히 일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태양의 형제 별은 태양과 똑같은 화학적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별은 별을 배태한 가스 구름과 마찬가지로 무엇보다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외에 소량의 다른 화학 원소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화학 원소의 비율은 구름마다 다르다.
그러나 같은 구름에서 태어난 별들은 어느 정도 성분이 동일할 것이다.
애디베키언은 이런 특성을 지닌 별을 찾던 가운데 HD 162826을 만났다.
이 별은 우리 태양과 거의 동일한 화학 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이도 45억 살이다.
게다가 태양과 질량, 온도, 밝기, 크기가 비슷하다.
물론 형제 별이라고 꼭 이런 것들이 비슷해야 하는 건 아니다.
진짜 남매들의 생김새가 서로 다른 것처럼, 태양의 형제별도 태양과 다를 수 있다.
같은 구름에서 태어났다 해도 크기도 다르고, 밝기도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HD 162826 이 태양의 형제 별일 뿐 아니라, 쌍둥이처럼 보이는 것은 정말로 신기한 일이다.
천문학에서 이런 별은 여하튼 간에 굉장한 흥미를 자아낸다.
한편으로는 태양의 형제 별을 연구함으로써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태양은 근처의 대부분의 다른 별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태양은 태어난 뒤, 탄생 지역에서 사뭇 멀리 떠나온 것이 틀림없다.
태양의 형제 별들을 알게 되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밖에도 태양의 형제들이 있는 영역은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행성을 수색하는 데 있어 좋은 후보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에 일찌감치 생명이 또는 최소한 생명 탄생에 필요한 화학 원소가 존재했음을 알고 있다.
태양이 아직 형제들 사이에 있었을 때에도 이런 생명의 싹이 존재했을 것이다.
소행성 충돌로 인해 지구로부터 생명의 구성 요소나 심지어 미생물이 포함된 조각들이 근처 다른 별의 행성들로 날아가서 생명을 탄생시켰을 수도 있다.
반대로 지구가 다른 별의 행성으로부터 생명의 씨앗을 옮겨 받았을 수도 있다.
어쨌든, 태양의 형제 별 찾기는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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